나는 학부 수리물리 시간에 $\int dxf(x)$꼴의 어떤 수식을 보고 교수님께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다 :
$dx$를 저렇게 인테그랄 기호 $\int$ 바로 옆에 써도 되나요?
고등학생 때 봤던 적분은 언제나 $\int \cdots dx$ 형태였고, 나는 그것이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무언가 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 식은 그저 $dx$와 $f(x)$의 곱 — 즉 $df(x)$를 더한다는 뜻이고, 그 둘은 그냥 하나의 숫자이므로 곱하는 순서를 바꿔도 문제가 없다. ..아마 당시 질문을 받았던 교수님은 ‘요즘 학생들 수준’에 크게 실망하셨을수도.
하지만 학생입장에선 그런 사소한 스텝 하나가 대단히 중요 할 수 있다1.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그런 부분이 3-4개만 쌓이면 그것이 속한 전체의 논리가 무용지물이 된다. 자연과학 — 특히 수학으로 전개하는 논리는 옆으로 쌓아나가는 도미노가 아니라 위로 쌓아나가는 건물과도 같아서, 사소한 조각 몇개의 부재가 전체를 이해하는데있어 치명적일 수 있다2.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런 꽤나 사소해보이는 한 부분을 풀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실수 스칼라 장real scalar field으로 표현되는 자유입자의 action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S = \int d^4 x \left( \frac{1}{2} \partial^\mu \phi \partial_\mu \phi \; – \; \frac{1}{2} m^2 \phi^2 \right) \tag{1}$$
공부하면서 정말 헷갈리는 부분은, 바로 운동에너지를 나타내는 항 $ \frac{1}{2} \partial^\mu \phi \partial_\mu \phi$이다. Einstein summation convention에 의하면, $\partial^\mu \phi \partial_\mu \phi$는 그저 모든 index $\mu$에 대해 다음과 같이 더해주라는 뜻이다 : $$\partial^\mu \phi \partial_\mu \phi = \partial^0 \phi \partial_0 \phi + \partial^1 \phi \partial_1 \phi + \partial^2 \phi \partial_2 \phi+ \partial^3 \phi \partial_3 \phi$$
그리고 이런 시스템에 대한 운동방정식Euler-Lagrange equation은 다음과 같다3 : $$ \frac{\partial \mathcal{L}}{\partial \phi} \; – \; \partial_\kappa \lef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partial_\kappa \phi)} \right) = 0 \tag{2}$$
긴수식을 줄줄이 쓰는건 매우 귀찮으므로 이식을 암산으로 풀려 한다면, 한가지 문제에 봉착 할 수 있다. 식$(2)$의 두번째 항은 low index에 대한 미분 $\frac{\partial \mathcal{L}}{\partial (\partial_\kappa \phi)}$을 포함한다. 그런데 라그랑지안 – 즉, 식$(1)$의 소괄호 속을 보면, 운동에너지 항이 upper index와 lower index의 곱으로 표현되어있다.
..그럼 그 둘을 독립변수로 놓고 – 즉, upper index는 상수로 놓고 미분해주면되나? — 식$(2)$에 대한 실제 계산결과를 보면 : $(\partial_\kappa \partial^\kappa+m^2)\phi=0$, 그것은 일견 옳은 방향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만약 upper와 lower를 독립변수로 보고 lower에 대해서만 미분한다면, 운동에너지 항에서 $\frac{1}{2}$이 그대로 남아있어야 한다. 따라서 lower와 upper를 독립적으로 보는 방식엔 분명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 그리고 field theory를 정확히 이해하기위해, 한번정도는 모든 것을 완전히 풀어서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일단은 $\partial^\mu \phi \partial_\mu \phi$를 다음과 같이 풀어서 써보자 : $$\partial^\mu \phi \partial_\mu \phi = \eta^{\mu\nu} \partial_\mu \phi \partial_\nu \phi {\small \quad \textrm{where } \eta^{\mu\nu} = \textrm{diag}(+1, -1, -1, -1)} \tag{3}$$
우선 $\partial^\mu \phi$와 $\partial_\mu \phi$는 독립변수가 아니다. 식$(3)$과 같은 정의에서는4 시간성분에 대해선 $\partial^0 \phi = \partial_0 \phi$이고 공간선분에 대해선 $\partial^i \phi = -\partial_i \phi$이다. 또한 식$(3)$은 두개의 index $\mu$, $\nu$에 대한 summation이므로 총 16개의 항이 등장하지만, $\eta^{\mu\nu}$가 $4 \times 4$ 대각행렬이므로 살아남는 항은 $\mu$와 $\nu$가 같은 경우 뿐이다.
이렇게 풀어쓴 형태에서 $\partial^\mu \phi$에 대한 미분을 계산해주면 : $$ \begin{aligned} \frac{\partial \left( \eta^{\mu\nu} \partial_\mu \phi \partial_\nu \phi \right)}{\partial (\partial_\kappa \phi)} &= \eta^{\mu\nu} \frac{\partial (\partial_\mu\phi)}{\partial (\partial_\kappa \phi)} \partial_\nu \phi + \eta^{\mu\nu} \partial_\mu \phi \frac{\partial (\partial_\nu\phi)}{\partial (\partial_\kappa \phi)} \\ &= \underbrace{\eta^{\mu\nu} \delta_\mu^\kappa}_{\eta^{\kappa \nu}} \partial_\nu \phi + \underbrace{\eta^{\mu\nu} \delta_\nu^\kappa}_{\eta^{\mu \kappa}} \partial_\mu \phi \\ &= \eta^{\kappa \nu} \partial_\nu \phi + \eta^{\mu \kappa} \partial_\mu \phi \\ &= 2 \partial^\kappa \phi \end{aligned} $$
즉, 식$(2)$의 좌변에서 두번째 항은 식$(1)$과 같은 라그랑지안에 대하 다음과 같이 계산되고 : $\partial_\kappa \left( \frac{\partial \mathcal{L}}{\partial (\partial_\kappa \phi)} \right) = \partial_\kappa \frac{1}{2}(2\partial^{\kappa} \phi) = \partial^\kappa \partial_\kappa \phi$, 라그랑지안에서 field $\phi$를 포함하는 항은 $-\frac{1}{2}m^2 \phi^2$이므로 식$(2)$에서 이에 대한 항을 계산해주면 : $\frac{\partial \mathcal{L}}{\partial \phi} = \frac{\partial}{\partial \phi} (-\frac{1}{2} m^2 \phi^2) = -m^2 \phi$. 따라서 주어진 시스템에 대한 운동방정식 $(2)$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내게 된다 : $$(\partial^\kappa \partial_\kappa+m^2) \phi = 0$$
이 식은 질량 $m$의 자유입자에 대한 상대론적 에너지-운동량 식Energy-momentum relation $E^2-p^2=m^2$을 양자화 $E \rightarrow i\hbar \frac{\partial}{\partial t}$, $p \rightarrow \frac{\hbar}{i} \nabla$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미분방정식이며, Klein-Gordon equation이라 부른다.
어떤 표기든 자주쓰면 쓸수록 가능한 간략하게 쓰려는 경향이 있는데, 때로는 $\partial^\mu \phi \partial_\mu \phi$를 그냥 $(\partial_\mu \phi)^2$로 쓰기도 한다. 이를 그저 있는 그대로 $\partial_\mu \phi$를 두번 곱한걸로 본다면, upper-lower index의 짝이 안맞는, 일종의 비문같은 수식이 되어버린다.
특히나 학부의 범위를 넘어가면서 부터는 이런 부분에 있어 설명의 친절함이 대단히 인색해지는 것이 보통인데,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마냥 당연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그 인색함이 오로지 저자의 귀찮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5,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저자는 한명이고 학생은 여럿이기 때문에, 그 한사람의 귀찮음은 수만 – 어쩌면 수십만 독자들의 고통과 혼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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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적인 부분도 무시 못할 요인이라 느낀다. 나는, ‘하나를 그냥 못지나가는 성격’은 양날의 검이라 느낀다. 그건 완벽한 무언가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못하게 잡아끄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생각이 크게 다르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엔 젊은 하이젠베르크와 디락 간의 대화가 나온다. 같은 시대에 같은 분야를 연구했던 두 젊은 이었지만, 디락은 일단 하고보는 스타일이고, 하이젠베르크는 완전히 준비되기전엔 움직이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 조만간 이에 대한 내용도 포스팅할 생각인데, 요지는 이렇다 :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미분에서 극값을 찾는 조건은 ‘함수를 미분했을때 $0$‘이며 $f'(x)=0$은 이를 수학적으로 나타낸 식이다. 최소작용의 원리를 기술하는 미분방정식 Euler-Lagrange equation은, 그저 ‘범함수funtional을 미분했을때 $0$‘이라는 조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결과이다. 물리에서는 그런식으로 운동방정식이 도출되는 범함수를 ‘작용Action’이라고 부른다. Action의 단위는 에너지와 시간의 곱이고 이는 양자역학의 기본상수인 플랑크 상수 $h$의 단위와 같다.[^]
- 시간성분을 $-1$, 공간성분을 $+1$로 두는 경우도 있다[^]
- 내가 이런 가정을 하는것은, 책을 어렵게 쓰는것이 저자의 귀찮음 때문이 아닌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단히 읽기 힘든 책이지만, 그 험한 산을 다 오른 후 돌아보면 그것은 학생을 위한 의도된 저술방식인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