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 태양은 100% 탄소로 구성된 ‘생다이아몬드’이고 지구 대기권 최외곽 온도는 영하 2,000도 이다. 그리고 지구중심 온도는 1억도다.
이 놀라운 주장의 발원지는 ‘하늘궁’이다. 헌데 과연, 이는 비판할 가치가 있는 주장인가? 절대영도 Absolute zero 개념을 모르는 자의 망상을 과학적 사실과 논리로 비판하는건 시간낭비 아닌가? 한가지 문제는, 80억명이 살아가는 21세기 지구엔 그런 황당하고 용감한 주장들이 무시 못 할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모론자가 되는 심리적 동기는 무엇인가? 어떻게 그들에게 접근해야 그 강고한 확증편향을 완화 할 수 있는가? 최근 <How Minds Change>를 읽었던건, 어떻게 특정 믿음이 형성되고 강화되는지, 또 그것이 어떻게 도전받고 변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는 와중, 기후변화와 관련한 또 하나의 낭설을 듣게 되었다. 나는 우연히 ‘Korn hub 이하 콘헙’이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기후변화의 원인은 지구자기장 약화’라 주장하는 그 영상은 저질스런 욕설과 조롱, 그리고 무식과 오만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 역시 절대영도를 모르는 허경영의 경우와 다를바없는 막무가내식 주장이었고, 오히려 무시하는것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황당한 주장이라도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느껴 이 글을 쓴다.
콘헙은 영상 <기후 변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에서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
기후변화의 원인은 급속도로 빠른 지구 자기장 약화로 인해 태양 에너지의 과도한 유입으로 해수와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많은 양의 탄소와 수증기가 배출 되고 이로 인해 지구의 복사평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온난화는 지구자기장 약화 때문일까? 만약 그렇다면, 오랜 지구의 역사에서 지자기장 변화와 지구온도는 모종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유지하며 변해왔을 것이다.헌데 고古지자기 데이터는 지난 500만년간 수십번의 지자기 역전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지만, 지구온도는 그것과 별 긴밀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

지자기장은 왜 지구온도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못할까? — 전체 태양입사량 중 하전입자의 비중은 0.0001% 수준으로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전하 \(q\)를 가지고 전기장 \( \textbf{E} \)와 자기장 \( \textbf{B} \) 속에서 속도 \( \textbf{v} \)로 움직이는 하전입자는 다음과 같은 Lorentz force \( \textbf{F} \)를 받는다 : $$ \textbf{F} = q (\textbf{E} +\textbf{v} \times \textbf{B}) $$
지구자기장은 지구의 오랜 역사속에서 불규칙한 형태를 보이며 끊임없이 변해왔고, 지금도 이전과 특별히 다를바 없이 변하고 있다1. 그리고 Lorentz force \( \textbf{F} \)는 자기장 \( \textbf{B} \)에 대한 선형결합 형태를 가지므로 지구자기장이 약해지면 하전입자에 대한 ‘자기장 쉴드’ 효과 또한 약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지구로 입사되는 태양에너지 중 불과 0.0001%만이 하전입자에 의한 에너지라는 점이다.
태양이 내는 복사스펙트럼의 profile은 약 5,500도의 흑체복사 곡선을 그대로 따른다. 그런데 ‘흑체복사blackbody radiation’에서는 무엇이 ‘복사radiate’되는가? — 빛의 입자인 광자photon가 복사된다. 그리고 광자는 전하를 가지지 않는다. 즉, 광자의 전하 \( q \)는 \(0\)이고2, 광자는 자기장 속에서 Lorentz force를 받지 않는다.
다시말해, 태양의 핵분열로 발생한 거의 모든 에너지는 흑체복사 과정을 통해 광자의 형태로 방출되며3 그 광자는 전하를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행성으로 입사되는 태양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은 자기장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4.
하지만 모든 태양 에너지가 광자형태로 방출되는 것은 아니다. 중성미자는 태양 핵분열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데, 엄지손가락을 태양을 향해 치켜들면 초당 약 1,000억개의 중성미자가 엄지손가락 면적을 지나간다. 하지만 중성미자 역시 전하 \( q\)가 \( 0 \)이며 기본적으로 약한 상호작용의 지배를 받기에 사실상 거의 모든 중성미자는 지구를 그대로 관통한다5.
그럼 태양에서 방출되는 것 중 전하 \( q\)가 \( 0 \)이 아닌 입자는 무어라 부르는가? 사람들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하전입자의 바람’을 ‘태양풍solar wind’이라 부른다. 관측기술 발달로 인해 2024년을 사는 우리는 태양풍 세기를 상당한 정확도로 알 수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우주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듯, 파커 태양 탐사선Parker Solar Probe이 태양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파커 탐사선이 태양에 근접하여 측정한 바에 따르면, 지구로 입사되는 태양풍 에너지 밀도는 약 0.0015±0.0003 W/m2 이다6. 이는 지구로 입사되는 전체 태양 에너지 1,361W/m2의 0.0001% 수준이다.
물론 태양풍은 강한 에너지를 가진 하전입자에 의한 것이므로, 그런 물리적 특성이 행성에 가하는 특별한 영향들이 있다. 예를들어, 태양풍은 지자기장과 상호작용하며 극지방 상공에 오로라를 만들어 낸다. 태양의 코로나 루프가 터지면서 강한 태양풍이 지구로 입사되는 것을 ‘코로나 질량 방출Coronal Mass Ejection, CME’이라 하는데, 특히나 지표면에 복잡한 전력망을 갖추고 있는 현대의 대도시는 그런 CME 사건에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언제 강한 CME가 지구를 덮칠지, 또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선 무얼 해야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 태양풍의 영향은 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꽤 오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절대적인 에너지 양은 지구전체 에너지균형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만큼 크지 않다.
태양활동은 다양한 시간 scale에 속에서 다양한 복잡도를 가지고 변한다. 태양흑점은 태양표면에 등장했다 몇일에서 몇달 후 사라지고, 그것의 연평균 갯수는 약 11년을 주기로 늘었다 줄었다 한다7. 하지만 100년 이상의 시간속에서 보면 흑점의 11년 주기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17세기에는 흑점활동이 비교적 약한상태로 수십년간 지속된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을 이 시기를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라 부른다. 시간범위를 더 늘려 1만년의 홀로세Holocene 전체로 보면, 태양활동은 1,361W/m2를 기준으로 약 2W/m2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8 9.
19세기 후반에 비해 20세기 중반 태양입사량은 0.5W/m2 가량 높았다. 0.5W/m2는 태양풍 전체에너지의 330배가 넘는 에너지 밀도이다. 하지만 20세기 중반에는 지금처럼 급격한 온난화가 없었다. 급격한 온난화는 오히려 태양활동이 미세하고 감소하고있는 지난 40년 동안 일어났다10.
지구 열평형에 영향을 주는 다른 어떤 요인과 비교하더라도, 태양풍의 에너지는 무시할 수 있을정도로 작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증가한 CO2가 지구에너지 균형에 끼친 영향은 약 +2.25W/m2 이고, 에어로졸의 영향은 약 -0.97W/m2 이다. 메탄은 +0.56W/m2 이고, 비행운 등 비행활동의 영향은 +0.05W/m2 이다11. 태양풍 전체 에너지 0.0015W/m2 는 그 모든 요인들보다 최소 수백배 이상 작다. 심지어 전체 태양풍 에너지 중 지자기장과 대기층을 뚫고 지표면으로 입사되는 비중은 그 중에서도 극미량이다.
콘헙은 마치, 지구로 입사되는 모든 태양에너지가 지구자기장의 영향을 받는것 처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구로 입사되는 전체 태양 에너지 중 0.0001% 정도만이 지자기장의 영향을 받고, 지자기장을 뚫고 지표면으로 입사되는 비중은 그보다도 훨씬 적다. 태양풍 에너지는 지구전체 에너지균형을 설명 할 땐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작으며, 실제로 무시된다. 사람들이 태양풍을 걱정하는 이유는 그것이 지구 에너지 균형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의 전하 \(q\)가 고도로 전자화된 현대문명에 전기적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 최외각 대기층 온도는 영하 2,000도’라는 허경영의 주장은 그가 절대영도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이듯, ‘기후변화의 원인은 지구자기장 약화’라는 콘헙의 주장은 그가 전자기학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일 뿐이다.
지구온도와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그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은 지자기장이 아니라 대기중에서 상변이하지 않는 온실가스이다12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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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들은 지난 8,300만년 동안 최소 183번의 자자기 역전 현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역전현상은 시간속에서 일정한 주기 없이 불규칙한 형태를 띈다. 하지만 지자기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자기유체역학Magnetohydrodynamics, MHD 시뮬레이션은 1970년 한네스 알벤Hannes Alfvén의 선구적 업적 이래로 꾸준히 발전되어 왔으며, 90년대 중반에는 드디어 – MHD 시뮬레이션으로 지자기역전을 성공적으로 재현 할 수 있게 되었다. MHD 시뮬레이션은 태양의 플라즈마와 자기장 또한 훌륭히 설명 할 수 있을정도로 발전했다.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는 2017년, 태양의 자기장 활동 데이터만으로 지구로 입사되는 실제 태양에너지양을 95% 이상 정확도로 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 Photon – Wikipedia[^]
- 흑체복사를 위해서는 태양전체가 열적 평형을 이루어야 한다. 태양의 핵융합은 태양 반지름의 ⅕ 크기 정도의 중심핵에서 일어나는데, 이때 생성된 광자들은 즉각적으로 외부로 방출되지 않는다. 태양핵에서 생성된 광자의 에너지가 태양표면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태양 내부물질과의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거치며 지구반지름 100배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결국, 태양핵분열 에너지는 중심핵에서 생성된 후 수만에서 수십만년 후에야 태양표면에 도달 할 수 있고, 그 긴 에너지 전달 과정 속에서 태양전체는 열적평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 콘헙은 자기장을 예시로 들며 ‘서로다른 조건을 가지는 행성은 직접 비교할 수 없음’을 — 즉, 행성 기후의 복잡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99.9% 이상의 태양에너지는 행성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입사량과 자기상 사이의 상호작용을 들먹이며 행성간 에너지 균형의 차이를 강조하는건 무의미 하다. 또한, ‘복잡성’을 강조하며 기후와 관련한 그 어떤 요소도 어떤 결과에 대한 확실한 원인이라거나 결과로 볼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은 기후 부정론자들의 단골논리이다. 그리고 그런 논리로 쓴 책 <Unsettled>는 부정론 진영의 신예 스티븐 쿠닌의 신작이다. 쿠닌에 대한 제대로된 반박을 원한다면, 피에르흄버트의 <Climate Science Is Settled Enough>를 일독할것을 추천드린다.[^]
- 중성미자와 물질의 극미한 상호작용을 검출하려면 카미오칸데와 같은 거대 관측장비가 필요하다.[^]
- Solar wind energy flux observations in the inner heliosphere: first results from Parker Solar Probe (2021, Astronomy & Astrophysics) [^]
- Solar cycle – Wikipedia[^]
- 시간범위를 태양 탄생시점까지 늘리면 훨씬 더 드라마틱하고 일관된 경향성이 보인다. 태양의 탄생 직후 그것의 밝기는 지금의 70% 수준이었다. 그리고 태양은 100억년 가량의 긴 시간속에서 지속적으로 밝아지다 헬륨과 탄소의 핵융합이 끝나면 외곽층이 우주바깥으로 방출되며 행성상 성운을 형성하게 된다.[^]
- Long-term changes in solar activity and irradiance (2023, Journal of Atmospheric and Solar-Terrestrial Physics)[^]
- Graphic: Temperature vs Solar Activity – NASA Science[^]
- Indicators of Global Climate Change 2022: annual update of large-scale indicators of the state of the climate system and human influence (2023, Earth System Science Data)[^]
- The majority of the correspondence is consistent with a feedback between carbon dioxide and cli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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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론자들은 특정 시기에 CO2 상승보다 온도상승이 먼저 있었음을 근거로 들며, ‘온도상승은 CO2상승의 결과가 아닌 원인’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이 또한 과학적 사실을 그들의 결론에 끼워맞추는 또 하나의 cherry picking일 뿐이다. ‘CO2 지연 CO2 lagging’은 오히려 CO2가 지구온도를 결정하는 핵심인자임을 말해준다.
밀란코비치 사이클에 의한 태양입사량 변화량만으로는 지구전체의 온도변화를 설명 할 수 없다. 그로인해 촉발되는 다양한 기후피드백을 고려해야 그 전체 메커니즘이 설명된다. 지구 자전축 기울기나 이심률의 변화가 특정 고도나 지구 전체의 태양입사량을 증가시키면, 그것은 해수온도의 증가로 이어진다. 해수온도가 증가하면 바다의 기체 용해도는 감소하고, 대기 중에서 상변이 하지 않는 온실가스인 CO2가 바다에서 대기로 분출된다. CO2는 대기 중에서 쉽게 상변이 하지 않으며, 그 농도는 지질학적 시간속에서 천천히 변한다. 헌데 CO2 분자의 흡수스펙트럼은 지구가 내는 흑체복사 스펙트럼의 정중앙을 가리고 있는데, 때문에 CO2 농도증가는 지구의 열복사를 가두면서 일종의 ‘단열효과’를 낸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온실효과’라 부른다. CO2의 온실효과는 또 다른 다양한 피드백을 유발한다. 클라우지스-클라페롱 방정식Clausius-Clapeyron relation은 지구온도가 1도 상승할때마다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량이 7%씩 증가함을 말해준다. 그러니까 지구 자전축이나 이심률 변화는 CO2 온실효과의 변화를 촉발하고, CO2의 변화는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수증기의 변화를 촉발하는 것이다. CO2지연은 단순히 온도에서 CO2로 향하는 하나의 화살표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를 결정짓는 요소들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원인이 될수도, 결과가 될수도 있다.
여기서 한가지 강조할만한 점은, 물은 대기중에서 쉽게 상변이 한다는 사실이다. 지구 대기층 온도는 1km 올라갈때마다 약 6~7도 가량 감소하는데, 수km만 올라가도 대기층 온도는 물의 어는점 아래까지 떨어진다. 따라서 수증기는 대기 중에서 오랫동안 잔류 할 수 없다. 대기중으로 분출된 수중기는 길어야 한달안에 다시 지구표면으로 떨어지며, 따라서 그것은 CO2처럼 지질학적 시간 속에서 안정적인 온실효과를 낼 수 없다. 그것은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 온도의 증/감을 빠르고 강력한 피드백 통해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1991년 피나투보 화산폭발으로 촉발된 지구전체의 일시적 냉각효과는 그 사실을 재차 확인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