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여전히 어두워지고 있다.

지구는 어두워지고 있다.

이는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지구표면에서 반사되어 우주로 되돌아가는 태양빛의 비율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지구로 입사된 태양빛 전체에서 우주로 반사되는 비율을 ‘행성 반사도planetary albedo’, 줄여서 ‘알베도’라고 한다. 지구는 평균적으로 태양빛의 약 30%를 반사하는데, NASA는 대략 21세기가 시작되던 즈음부터 CERES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의 반사도를 직접 측정해왔다 :

지난 사반세기 동안 지구의 행성반사도 변화

이미지 출처: Earth is dimming (2026. 7. 15., The Economist)
원본 데이터: NASA CERES EBAF

지구의 반사도는 계절에 따라 오르내린다. 계절이 바뀌면서 위도에 따른 태양 입사량이 달라지고, 그에따라 눈과 얼음, 구름 등의 분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북극이 겨울인 12월경에는 지구 전체 반사도가 30% 이상까지 올라가고 북극이 여름인 8월 경엔 28% 아래까지 떨어진다. 그런데 지구 반사도를 1년에 대한 이동평균moving average으로 보면, 지난 사반세기 동안의 하향 경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런 반사도 장기저감에 대한 원인은 복합적인데, 그 중 한가지는 북극 해빙의 감소이다. 특히나 북극은 얼음면적의 감소와 바다의 열흡수 증가가 서로 증폭 작용을 일으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다른 위도에 비해 온난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점점 더 깨끗해지는 대기가 또 하나의 원인이다.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황SO2은 대기 중에서 황산과 황산염을 포함한 미세입자로 바뀐다. 이런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다니며 햇빛을 산란시키고, 일부를 우주로 되돌려 보낸다. 이런 직접영향 말고도, 에어로졸은 구름의 씨앗으로 작용하는 등의 간접적 방식으로 반사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산업활동은 온실가스로 지구를 데우는 동시에, 대기오염으로 그 온난화의 일부를 가려왔던 셈이다.

그런데 반사도 저감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해서, 이런 두가지 원인만으론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북극얼음의 융해와 대기오염 저감 말고도, 온난화에 대한 구름의 자연적 반응 또한 무시 할 수 없다. 기후과학자들이 인공위성 관측으로 알아낸 한가지 사실은, 모든 위도에 대해서 구름의 고도운정고도, 雲頂高度가 상승하고 있으며 적도와 중위도에서 지구를 허리띠 처럼 둘러싸고 있는 구름 띠의 폭이 수축하고 있다는 것이다[1]. 특히나 태양 입사량이 많은 중/저위도의 구름량 감소는 지구 반사도 저감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기후과학자들은 혼란스럽다.

인류문명이 화석연료를 성장동력 삼은 이후, 지구는 긴시간 속에서 꾸준히 더워져 왔다. 한 기후학자정확한 과학이론으로 대기 중에 더해진 이산화탄소가 상당한 온난화를 야기할거란걸 예측한것은 1967년에 있었던 일이다. 그 이후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기후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하지만 2023년과 24년의 급격한 기온상승은 그런 오늘날의 기후과학자들 조차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바로 반사도에 있었다 — 독일 베게너 연구소Alfred Wegener Institute for Polar and Marine Research 에서 수행된 연구는 <최근 급격한 지구온도 상승은 기록적으로 낮은 행성반사도로 인해 심화되었다>라는 명징한 제목으로 24년말《Science》지에서 공개되었다[2]. 이 연구는 북반구 중위도와 열대의 저층구름 감소가 반사도를 낮추었고, 이것이 23년 온도급증분 중에서 기존 요인들태양, 엘리뇨, 통가화산 폭발 등 만으론 충분히 설명되지 않던 추가적인 온도 상승을 설명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저층구름이 줄었다는것을 관측하는 것과, 왜 줄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연구진은 논문 말미에서 에어로졸 감소/자연적인 기후 변동/온난화에 따른 구름 피드백을 가능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마지막 가능성이 걱정스러운 이유는 명확하다. 온난화가 구름을 줄이면, 기존에 우주로 반사되던 태양빛은 그 아래의 지면이나 바다로 흡수 될것이다. 그말인 즉슨, 만약 구름 피드백이 시작되었다면 북극의 얼음피드백과 더불어 지구시스템 자체에 새로운 증폭피드백이 더해졌단  뜻이다. 더군다나 그런 증폭이 태양입사량이 훨씬 강한 적도근방에서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은, 사뭇 필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렇게 서늘해진 간담을 부여잡고서, 25년 11월 무렵 이 논문을 해설하는 영상 <지구는 어두워지고 있다>를 만들었다. 여기서 나는 에어로졸과 구름만 놓고 봤을때, 반사도 저감의 주요인이 후자일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단 사실을 지적했다. 에어로졸 감소는 인간활동으로 인한 어떤 부산물이 줄어드는 것이기에 다시 늘리는 방향을 취해볼 수 있지만, 온난화로 인해 지구시스템 자체가 변하는것은 인위적으로 다루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동향을 보면, ‘주요인은 에어로졸’이라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듯 하다 — 26년 3월, 독일의 막스플랑크 기상학연구소에선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은 왜 커지고 있는가Why is Earth’s Energy Imbalance Growing?’라는 주제로 워크숍이 열렸다. 지구에너지 불균형Earth Energy Imbalance, EEI이란, 지구가 흡수하는 에너지와 우주로 내보내는 에너지의 차이다. 

플랑크 기상연구소 소장인 비외른 스티븐스Bjorn Stevens는 워크숍 말미에 비공식 거수투표를 실시 했는데, 가장 우세한 결론은 ‘황산염 강제력forcing 계산이 틀렸다’는 것이었다. 즉, 기후모델이 에어로졸의 냉각효과를 과소평가 하고 있었고, 그래서 대기가 깨끗해진 결과로 발생할 급격한 반사도 저감을 미리 예측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상반된 주장을 담은 논문들 또한 여전히 신뢰 할 수 있을만한 저널에 게재가 되고 있다[3]. 과학자들은 아직까지도 지구 반사도 저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가 21세기의 첨단 과학으로도 풀기 어려운 이유는, 에어로졸과 구름에 대한 관측과 시뮬레이션이 그만큼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구 대기중에서 항상 기체상태로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는 여러모로 안정적이다. 대기중 CO2 는 높은 상공에서도 액체나 고체로 상변이 하지않고 화학 반응성도 낮다. 따라서 대기 중에 추가된 CO2는 긴시간 속에서 안정적으로 지구 전체로 퍼지게 되고, 결국 지구전체 대기에 대한 평균을 내는 식으로 거칠게 다뤄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즉, 기체 CO2 분자의 안정성이 쉬운 관측과 쉬운 모델링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4].

하지만 에어로졸은 그렇지 못하다. 황산은 대기 중에서 큰 반응성을 보이는 극성분자이고, 그들이 씨앗이되어 형성된 에어로졸 또한 대기 중에서 긴시간 안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체류시간이 수십-수백년 수준 이지만 에어로졸은 수일에서 수주 안에 비나 눈에의해 씻겨 내려간다. 따라서 에어로졸은 비교적 배출원 주변에 밀집되어 있고 그 농도는 시간적/공간적으로 극심한 편차를 보인다 — 즉, 이산화탄소 처럼 지구전체에 대한 평균을 내는식으로 다룰 수 없다는 말이다.

또한 에어로졸은 관측도 어렵고 그것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는 것도 어렵다. 위성은 입자의 크기와 광학적 특성, 고도별 분포 등을 관측하거나 추정할 수 있지만, 황산염/광물성 먼지/블랙카본 등이 어떤 비율과 상태로 섞여 있는지까지 전 지구적으로 빠짐없이 파악하기는 어렵다. PACE 같은 새로운 위성이 관측 능력을 높이고 있지만, 최근의 정밀한 관측이 수십 년 전의 기록까지 채워주는 것은 아니다.

더 까다로운 문제는 에어로졸이 햇빛을 직접 흡수하거나 산란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구름방울이 맺히는 씨앗이 되어 구름의 밝기와 수명, 때로는 생성 여부까지 바꾼다는 점이다. 이처럼 구름을 통한 간접효과는 에어로졸 냉각의 큰 몫을 차지하지만, 그 반응은 비선형적이라 정량화하기도 어렵다. 즉 에어로졸의 냉각효과는 같은양을 더하거나 빼더라도 주변에 이미 얼마나 많은 에어로졸 입자가 있는지, 그리고 주변의 기상 조건 등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관측된 구름 변화가 에어로졸 감소 때문인지, 온난화나 자연 변동에 대한 반응인지 구분하는 일도 쉽지 않다. 따라서 기후모델은 위성/지상/항공 관측과 물리/화학 법칙을 함께 이용해 이 과정을 계산하지만, 관측의 빈틈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근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는다.

기후과학자들은 혼란스럽다. 23년의 갑작스러운 온도상승과 반사도 저감에 대한 정확한 성분분석 말고도, 지구시스템에는 기존의 기후 시뮬레이션이 미처 예측못한 여러 변칙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

  • 예상보다 빠르게 심해지는 극한 고온: 극한 고온의 심화 속도가 예상을 앞서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기존 기록을 큰 폭으로 넘어서는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 예상하지 못한 북대서양 제트기류의 강화: 북대서양에서는 겨울철 제트기류가 강해지는 추세가 관측됐다.
  • 그린란드의 여름철 대기 정체 증가: 고기압이 한곳에 머물며 대기의 흐름을 가로막는 ‘블로킹’ 현상이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 예상대로 따뜻해지지 않은 남극 주변 바다: 남극을 둘러싼 남빙양의 해수면 온도는 예상한 만큼 상승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냉각 추세가 관측됐다.
  • 예상보다 강해진 남빙양의 폭풍 활동: 남빙양에서 저기압과 폭풍이 주로 지나가는 지역의 폭풍 활동이 예상보다 강해졌다.
  • 예상과 어긋난 건조화: 남아프리카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건조화가 나타났고, 북미에서는 건조화가 진행되는 원인이 당초 예상과 달랐다.
  • 여전히 예측이 어려운 지역별 강수 변화: 세계 각지에서 강수량과 극한 강수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신뢰할 만한 지역별 예측이 어렵다.

일부 기후과학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또 다른 기후위기the other climate crisis>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지구에는 기후과학의 기존 패러다임이 설명하지 못하는 변칙이 쌓이고 있고, 따라서 기후과학 이론은 혁명적인 새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위기’의 상태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큰 틀에서 보자면, 모든것은 우리 인류문명에 필요한 만큼 충분히 예견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기후과학자들이 혼란에 빠진 이유는 그들이 반세기도 더 전에 내놓은 예견들이 정확히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모든것은 충분히 예견되었다. 

앞서 필자는 대기 중 CO2는 전지구 대기에 대한 평균을 내는 거친방식으로도 유의미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한바 있다. 기후과학자들은 그런식의 접근법을 ‘대규모 결정론Large-Scale Determinism, LSD’이라 부르며 이를 기후과학의 표준 패러다임으로 삼아왔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 과학자들은 대규모 결정론식 접근으로 대기중 CO2 증가로 인한 지표면 온난화, 성층권 냉각, 북극의 온난화 증폭, 남대양의 냉각 등을 미리 예견했다.

이러한 예견들은 늦어도 1990년 이전에 나왔다. 만약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CO2 증가가 인류 전체를 위협할 수준의 기후변화를 야기 할 수 있는가? ’라는게 문제였다면, 그정도는 이미 1980년 이전에 풀렸다. 기후과학자 피에르 흄버트Raymond Pierrehumbert는 1979년 7월 발표된 기후보고서인 [챠니 리포트Charney Report]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5] :

통상적인 과학적 논의의 기준에 따른다면, 1970년대 당시의 증거 만으로도 비교적 강력한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했다. 만약 이산화탄소로 인한 복사 강제력radiative forcing과 그에 따른 기후 반응의 문제가 순전히 학문적 관심사였다면, 그것은 그 시점에 이미 잠정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간주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이후 IPCC가 쏟아부은 막대한 노력은, 과학적으로 본다면 과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기후 문제가 가진 중요성 자체가 막대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오늘날 기후과학자들이 마주한 혼란의 상당부분은 지구시스템이 1만2천년 동안 이어온 홀로세의 안정된 기후를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간에 인류는 건실한 과학적 예측을 기반으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합의와 같은 지혜를 발휘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땐 무지와 무관심이 더 컸다. 결국 인류문명은 [챠니 리포트]의 예견이 얼마나 훌륭히 실현되는지 몸소 확인하는 길을 택했고, 문명을 가능케한 1만년의 안정된 기후골짜기[6]를 벗어난 인간들은 예상치 못한 변칙들을 맞이하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구름이나 에어로졸의 영향으로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것 또한 오래전부터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이는 에어로졸과 구름이 기후시스템에서 유체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유체를 나비어-스톡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으로 기술하는게 어렵다는건 예전에도 알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구름과 에어로졸도 마찬가지다 — 기후시스템에서 에어로졸과 구름에 대한 관측과 시뮬레이션이 어렵단건, 반세기도 더 전에 잘 알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많은 과학자들이 그 속에 숨겨진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알리기위해 애썼다. 예를들어 칼 세이건Carl Sagan은 1985년 미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7] :

어느 정도의 온실효과는 이롭지만 이러한 보이지 않는 기체들 사이에는 미묘한 균형이 존재하며, 온실 효과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으면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장기적이고 전지구적인 영향에 대해 거의 걱정하지 않고 매년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엄청난 양의 가스들을 대기 중에 배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기체들의 증가가 기후시스템에 끼칠 영향의 모든 측면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그림은 상당히 명확하며 그런것들은 널리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에어로졸, 구름에 대한 질문들이 남아 있습니다 —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구름의 양은 얼마나 증가하거나 감소할까요? 지구의 반사율은 어떻게 변할까요? 해양은 이산화탄소 증가에 어떻게 반응할까요? 여기엔 여러 피드백 효과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 주제에 대한 추가 연구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분명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에어로졸 문제의 중요성을 세이건 보다 훨씬 더 열렬히 설파한 사람은 바로 제임스 핸슨 James Hansen 이었다.

최근 몇년들어 온난화 문제를 피부로 체감할 정도가 되니 관련 뉴스에 관심과 댓글이 많아지는데, 보고있노라면 사람들은 뭔갈 크게 착각하는듯 하다. 태양빛을 반사시켜 지구를 식히는 지구공학 이야기가 나오면 공식처럼 따라 붙는 댓글이 있는데, ‘그게바로 영화 <매트릭스> 시나리오다’ 또는 ‘그게바로 <설국열차> 시나리오다 ’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전지구적인 지구냉각 실험은 이미 수행되었다 — 다만 그것은 수없이 많은 생명을 해쳐가며 행해진 의도치 않은 실험이었을뿐. 개빈 슈미트Gavin Schmidt를 비롯한 나사의 기후과학자들이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이산화황 배출이 절정이었던 1980년대에는 에어로졸로 인한 냉각효과가 온실효과로 인한 온난화효과의 무려 80% 가량을 상쇄했다[8].

너무나 당연하게도, 80년대 당시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소장이던 핸슨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배출된 온실가스가 마땅히 일으켰어야 했던 온실효과가 충분히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다른 무언가가 강력한 냉각효과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핸슨은 그 냉각효과가 주로 에어로졸에서 온다고 생각했고, 지구에너지 불균형을 다음과 같이 성분분해 했다 : $$\underbrace{\text{EEI}}_{\text{관측}} = \underbrace{F_{\text{GHG}}}_{\text{잘 앎}} + \underbrace{F_{\text{aerosol}}}_{\text{모름}} \ – \ \underbrace{\lambda^{-1}\Delta T}_{\text{복사 반응}} $$

여기서 ‘$\lambda$’는 기후민감도climate sensitivity 인데, 이는 빙하기와 같은 고기후의 흔적을 담고있는 다양한 시료를 통해 추정했다.

핸슨은 이와같은 EEI 성분분해를 통해 에어로졸의 복사 강제력을 역산 했는데, 그 값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 에서 -2W/m2 정도로, IPCC가 제시한 -1W/m2 보다 훨씬 큰 수치였다.

물론 에어로졸에 대한 직접 측정은 오늘날에도 어려운 일이기에, 에어로졸 복사 강제력에 대해선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있다. 하지만 핸슨의 주장엔 결코 무시 할 수 없는 다른 중요한 근거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사건이었다.

핸슨은 91년 피나투보 화산폭발 직후 자신의 기후모델로 향후 수년간 지구온도가 약 -0.5도 가량 떨어질거라 예측했다. 그리고 그 예측은 정확히 실현되었다. 이 사건은 자연이 대신해준 전지구적 규모의 기후실험인 셈이었고, 핸슨은 이를 통해 자신의 이론에 예측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국제해사기구 IMO의 규제로 바다위 대기가 깨끗해지자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는 것[9] 또한 줄곧 에어로졸의 냉각능력을 강조해온 핸슨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거기에 더해 ‘에어로졸의 복사 강제력이 과소평가되었다’는 주장은 최근 기후학자들 워크숍에서 최다 지지를 받았다.

핸슨은 기후민감도 — 즉, 대기중 CO2 농도가 두배로 늘었을때 예상되는 온도상승이 약 4.8℃에 이른다고 주장한다[10]. IPCC에서 내놓은 기후민감도는 3℃인데, 말인즉슨 핸슨은 주류 기후과학자들보다 훨씬 높은 기후민감도를 주장하는것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 첫째로 그는 주류 기후과학자들에 비해 에어로졸의 냉각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둘째로 그는 고기후의 높은 민감도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머Kyle Armour쿠퍼Vince Cooper같은 동료과학자들은 과거 빙하기가 끝날 당시의 민감도를 오늘날 그대로 적용할 순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가지는 바로 ‘패턴 효과pattern effects’다. 지구 평균기온이 똑같이 1℃ 올라도, 온난화가 진행되는 공간적 ‘패턴’은 다를 수 있다. 예를들어 지구 자전축의 변화로 위도에 따른 입사량이 변하면 주로 빙하로 덮인 고위도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 그곳의 얼음 융해가 온난화의 증폭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난화는 그에비해 전지구를 균일하게 데운다.

그런 상황에서 지구시스템은 자체적인 방열 시스템인 서태평양의 ‘웜 풀warm pool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 할 수 있다. 특히나 이런 높은 수온을 가지는 적도부근의 바다에선 강한 대기의 흐름이 성층권까지 치솟아 오르는 적란운cumulonimbus clouds을 만드는데, 이런 구조속에선 열이 대기의 높은고도까지 올라가 우주로 방출되며 마치 지구의 ‘라디에이터 핀radiator fin’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아머와 쿠퍼는, 이러한 ‘패턴 효과’를 고려하면 기후민감도는 높아도 4℃ 이하일거라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그들의 사회 속에서 서로를 견제하며 건실하게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핸슨의 주장은, ‘홍채 효과Iris hypothesis’로 기후민감도가 1℃ 정도 될거라던 리처드 린젠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과학의 공론장에서 제외시킬 수 없는 심각한 고려대상이다. 그리고 핸슨이 옳다면 지금의 지구는 10년에 0.27℃가 아니라 0.4℃씩 더워지고 있다[11]. 이런 추세가 멈추지 않아 결국 기후민감도가 5℃에 달한다는 핸슨의 주장이 옳다면 인류문명은 생각보다 빠른 시일내에 파국적 위기를 맞을 수 있으며, 냉각제를 뿌려 지구를 식히는 식의 위험한 지구공학 실험을 어쩔 수 없이 감행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그리한다면, 그 냉각제는 누구 머리위에다 뿌려야 할까?

누가 책임져야 할까?

누가 지구온난화에 책임져야 할까? CO2 누적 배출량 1위인 미국이 져야 할까? 어쩌면 오늘날 미국인들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 미국의 연간 CO2 배출은 줄고있고, 지금은 중국이 압도적 1위니까. 중국도 억울 할 수 있다 —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그들이 배출하는 CO2의 상당수는 자국민의 몫이 아니다. 또, 인당 CO2 배출량으로 따지면 카타르나 쿠웨이트 같은 중동국가들이 배 이상으로 많다. 인당 배출량 기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카타르도 억울 할 수 있다 — 그들의 누적 CO2 배출량26억톤은 미국435억톤의 6% 수준이니 말이다.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선 어느 누구라도 나름의 타당한 이유로 끝없이 책임전가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위 어떤 기준에서도 1위가 아니니 책임이 덜 할까? 기후변화의 책임을 CO2배출량으로 순위매긴다면, 나는 몇번째 일까? — 만약, 대한민국에 사는 누군가가 기후변화에 대해 ‘나는 책임없음’이라 말한다면, 책임 있는 지구인은 얼마 없을것 같다. 오늘날 기준으로 ‘인구 3천만 이상+인당’으로 보면 대한민국 위에 있는 나라는 사우디/미국/캐나다/러시아 뿐이다. ‘5천만 이상+인당’으로 보면 대한민국위엔 미국과 러시아 밖에 없다 : 

  1. Evidence for climate change in the satellite cloud record | 2016, Nature / Cloud patterns are shifting skyward and poleward, adding to global warming | 2016, Science / Earth’s clouds are shrinking, boosting global warming | 2024, Science[^]
  2. Goessling, Rackow & Jung, 논문 저자 공개본.[^]
  3. 예를들어 : Negligible contribution from aerosols to recent trends in Earth’s energy imbalance | 2025년 11월, Science Advances[^]
  4. 다음 자료는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서 어떻게 퍼지는지를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보여준다 : Watch Carbon Dioxide Move Through Earth’s Atmosphere | NASA[^]
  5. The Warming Papers | 2013, David Archer/Raymond Pierrehumbert[^]
  6. Global temperature changes mapped across the past 24,000 years | 2021, Nature[^]
  7. Greenhouse Effect — Witnesses testified on how the greenhouse effect will change the global climate system and possible solutions. | C-SPAN [^]
  8. If India chokes less, it will fry more | 2025, The Economist — 개발도상국이 밀집한 남아시아South Asia에서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더러운 연료’를 태우고 있다. 그 타고남은 재는 하늘을 가려 상당한 냉각효과를 제공하지만, 그 아래에선 수없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 2021년 기준, 남아시아에서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대략 260만명 인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에 식수오염이나 위생문제로 사망한 사람은 50만명 수준이다[^]
  9.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있는지는 논쟁거리이다. 신뢰 할 수 있는 연구결과들 중 상반되는 두가지를 소개한다 :  Global Warming Has Accelerated Significantly | March 2026 /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 A recent surge in global warming is not detectable yet | October 2024 /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10. Global warming in the pipeline | 2023, Hansen[^]
  11. Global Warming Has Accelerated | 2025, Han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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