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연산자가 행렬이란 사실을 깨달은 순간은 내게 있어 일종의 개안開眼의 순간이었다. 상태를 $1 \times n$의 열벡터column vector로, 연산자를 $n \times n$의 행렬로 보는 시각은 현대물리를 공부하는데 있어 전반적으로 큰 도움을 주었다.
$\frac{d}{dx}$를 모든 성분을 명시한 정확한 $n\times n$행렬로 나타낼 수 있단 사실을 깨달았을 당시, 내가 해소하지 못했던 큰 질문 하나는 이런것이었다 : 과연 내가 처음인가? 왜 이렇게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설명법을 기존 양자역학 교과서에선 쓰지 않는것인가? 단지 그 누구도 이런식의 표현법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인가? ..그러기엔 내용이 너무 간단하다. 반대로 그런 설명방법이 어떤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서 그런것은아닐까?‘ ··· 뭐, 그런 생각이 머리를 멤돌았더렜다1.
하지만 그 개안의 순간으로부터 10년이 훌쩍지났고 심지어 해당내용을 담아 만든 유튜브 영상이 백만뷰를 훌쩍 넘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전공교재는 물론 인터넷 어디에서도 $\hat{p}^{\dagger}=\hat{p}$라는 양자역학의 근간식을 ‘미분=행렬’임을 통해 설명하는 경우를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2. 헌데 미분을 명시적으로 사용한 그런 방법은 나 스스로 시작한 분석이었기에 그만큼 완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여전히 관련한 몇가지 의문과 과제들이 남아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지껏 미처 확인하지 못했었던 한 지점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나는 미분계수의 정의가 단일하지 않더라도 미분연산자의 반대칭성 $\frac{d}{dx}^T = -\frac{d}{dx}$은 항상 성립함을 보였다. 미분계수를 $\frac{f(x+\epsilon)-f(x)}{\epsilon}$로 정의하면 ,이에 대한 행렬표현은 그 전치에 대해 반대칭이지 않다. 하지만 그 결과는 $\frac{f(x)-f(x-\epsilon)}{\epsilon}$의 경우에 대한 반대칭이다. 그러니까, 미분연산자를 어떻게 정의하더라도 그것의 반대칭적 성질은 유지된다. 정확히 ‘자기자신에 대한 반대칭’은 아니지만 ‘미분연산자에 대한 반대칭’은 항상 성립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여지껏 미치 확인하지 못했던 한가지 사실은, 미분계수가 그렇게 비대칭적으로 정의되는 경우엔 canonical commutation relation $[\hat{x}, \hat{p}]=i\hbar$가 정립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앞서 살펴본 미분계수에 대한 두가지 정의 $\frac{f(x+\epsilon)-f(x)}{\epsilon}$, $\frac{f(x)-f(x-\epsilon)}{\epsilon}$는 그 자체가 $x$를 기준으로 대칭적이지 않다. 따라서 그에대한 미분행렬 또한 diagonal line을 중심으로 대칭적이지 않다3: $$ \left\{ \begin{aligned} \frac{f(x+\epsilon) – f(x)}{\epsilon} &\quad \longrightarrow \quad \frac{d}{dx} = \begin{pmatrix} -1 & +1 & 0 & 0 & 0 \\ 0 & -1 & +1 & 0 & 0 \\ 0 & 0 & -1 & +1 & 0 \\ 0 & 0 & 0 & -1 & +1 \\ 0 & 0 & 0 & 0 & -1 \end{pmatrix} \\[2em] \frac{f(x) – f(x-\epsilon)}{\epsilon} &\quad \longrightarrow \quad \frac{d}{dx} = \begin{pmatrix} +1 & 0 & 0 & 0 & 0 \\ -1 & +1 & 0 & 0 & 0 \\ 0 & -1 & +1 & 0 & 0 \\ 0 & 0 & -1 & +1 & 0 \\ 0 & 0 & 0 & -1 & +1 \end{pmatrix} \end{aligned} \right. \tag{1}$$
이들 자체는 미분연산자의 반대칭성과 운동량 연산자의 hermicity에 있어 문제가 없지만, commutator $[\hat{x}, \hat{p}]$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4 : $$ \left\{ \begin{aligned} \frac{f(x+\epsilon) – f(x)}{\epsilon} &\quad \longrightarrow \quad [\hat{x}, \hat{p}] = i\hbar \begin{pmatrix} 0 & 1 & 0 & 0 & 0 \\ 0 & 0 & 1 & 0 & 0 \\ 0 & 0 & 0 & 1 & 0 \\ 0 & 0 & 0 & 0 & 1 \\ 0 & 0 & 0 & 0 & 0 \end{pmatrix} \\[2em] \frac{f(x) – f(x-\epsilon)}{\epsilon} &\quad \longrightarrow \quad [\hat{x}, \hat{p}] = i\hbar \begin{pmatrix} 0 & 0 & 0 & 0 & 0 \\ 1 & 0 & 0 & 0 & 0 \\ 0 & 1 & 0 & 0 & 0 \\ 0 & 0 & 1 & 0 & 0 \\ 0 & 0 & 0 & 1 & 0 \end{pmatrix} \end{aligned} \right. \tag{2}$$
따라서, 위치연산자와 미분연산자를 행렬로 나타내는데서 부터 $[\hat{x}, \hat{p}]=i\hbar$라는 결론까지를 모두 고려한다면 앞선 논의를 다음과 같이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 $x$를 기준으로 좌우대칭적이지 않은 미분계수의 정의라 하더라도, 그 자체의 전치행렬은 부호만 바뀌었을 뿐 역시 $x$에서의 미분을 나타낸다. 그런식으로 해석한다면, 미분계수의 비대칭적 정의에 대해서도 $\hat{p}$의 hermicity는 유지된다.
하지만 그것을 수학적으로는 그렇게 해석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물리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비대칭적 정의는 결국 $[\hat{x}, \hat{p}]=i\hbar$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만약 그 결과를 만족시키기 위해 식$(2)$의 두 결과를 더해서 평균내는 전략을 취한다면 — 결국 그것은 애초에 미분계수를 $\frac{f(x+\epsilon)-f(x-\epsilon)}{2\epsilon}$으로 $x$에 대해 대칭적으로 정한것과 같다.
따라서, 양자역학 이론을 전반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선 $\frac{d}{dx}$는 그 자체가 명시적으로 반대칭일 필요가 있고, $\hat{p}=\frac{\hbar}{i}\frac{d}{dx}$는 명시적으로 hermitian일 필요가 있다. 즉, 식$(1)$의 정의는 자기자신이 그런 반대칭이나 hermitian의 성질을 만족하진 못하지만 수학적 역할로 봤을땐 서로가 서로의 반대칭/hermicity를 지켜준다. 하지만 $[\hat{x},\hat{p}]=i\hbar$ 까지 만족하기 위해선 미분계수 그 자체가 자기자신에 대한 반대칭 행렬이어야 하며 $\hat{p}$ 또한 자기 자신의 hermitian conjugate에 대해 같은 행렬이어야 한다.
이런 결론은 또다시 시뮬레이션 가설simulation hypothesis에 대한 추측을 낳는다. 만약 우리 우주가 마치 컴퓨터 시뮬레이션 처럼 계산되며 돌아가는것이라면, 그리고 실제로 운동량 연산자가 미시적으로 볼때 어떤 유한한 $\epsilon$의 해상도를 가지고 $\frac{\hbar}{i}\frac{d}{dx}$라는 연산을 수행하는것이라면 — 그렇다면 우리는 ‘공간을 끝없이 확대했을때 과연 $\frac{d}{dx}$의 실제 형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수학적으로 본다면 미분계수는 식$(1)$의 두 정의를 포함하여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한히 작은 $\epsilon$에 대해선 $1+\epsilon$과 $1-\epsilon$의 값이 같듯, 그런 극한에 대해선 그 모든 미분계수의 정의가 같은 기울기 값을 내놓는다.
하지만 공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해서 $\epsilon$이 유한한 지점에 도달 할 수 있다면, 그런 scale에서의 물리는 분명 서로다른 형태의 $\hat{p}$에 대해 서로다른 예측을 내놓을 것이다. 먄약 그것이 식$(1)$ 처럼 비대칭이라면 $\hat{p}$는 hermitian이 아니고, $\frac{f(x+\epsilon)-f(x-\epsilon)}{2\epsilon}$처럼 대칭이라면 hermitian이다. 그런데 hermitian에 대한 고유치는 언제나 실수여야 하지만 non-hermitian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복소수이다.
물론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듯, 최근 대중들 입에 유행처럼 오르내리는 시뮬레이션 우주론은 그 성격이 다분히 음모론 적이다. 하지만 과학은 어떤 가능성도 확실한 근거없이 자의적으로 배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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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가 아는 양자역학 교재의 절대다수는 $\frac{d}{dx}^{T}=-\frac{d}{dx}$라는 표현조자 명시적으로 쓰지 않는다. .. $\hat{p}^{\dagger}=\hat{p}$ 속엔 그런 사실이 분명하게 담겨있다. 그런데 미분연산자에 전치를 취한다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표현하는걸을 왜 다들 그리도 꺼리는걸까?
그런면에 있어서 나는 Liboff의 양자역학 교과서를 아주 좋아한다. Liboff는 뭔가가 ‘그저 그렇다’하면 주저없이 그런데로 쓴다. 비록 미분연산자의 행렬형태까지 정확히 쓰진 않았지만, 그는 미분연산자 자체의 반대칭성을 식으로 정확히 쓰고 있다. 또한 책 후반부에 상대론적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는, ‘허수시간’을 쓴다.
나는 유클리드 기하학에 등장하는 수식 하나를 적당히 잡아서 그 중 어떤 공간변수를 허수시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특수상대론의 모든 결론을 도출 할 수 있음을 설명한바 있다 : [상대론적 상대속도공식 유도], [로렌츠 변환 유도].
그런데 이렇게 ‘허수시간’을 통해 특수상대론을 설명하는 경우 또한 미분연산자를 행렬도 다루는 경우만큼이나 드물다. 물론 이런 설명방법에 장점만 있는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때 대단히 효율적인 교수법이라 느낀다. 하지만 허수시간을 통한 그런 접근 역시 Liboff 양자역학 교과서에서 본것이 거의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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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사실을 글과 영상으로 알린 이후, 물리/화학/지질학/뇌과학 등을 강의하는 박식가인 박문호 박사는 그의 유튜브 영상에서 나의 미분행렬이론에 대해 강의한적이 있다 : [미분이 행렬이다], [운동량 오퍼레이터는 행렬이다]. 한가지 인상적이었던건, 박문호 박사 또한 미분을 정확히 행렬형태로 표현한 사례를 어디서도 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대목이었다. 나는 여전히, 나의 그런 접근법이 꽤나 참신하고 유용한 것이라 느낀다.
어떤 다른 영상#1, #2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루었는데, 신기하게도 여기서는 basis를 다항함수로 두어서 미분행렬의 형태가 달랐다. 헌데 이런 표현으론 미분연산자의 반대칭성antisymmetricity을 설명 할 수가 없다. 아마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어딘가 다른 수학책에 있는것 같은데, 아직 정확한 출처는 알지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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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infty$로 뻗어나가는 모든 $x$에 대해 생각하자면 미분연산자는 무한히 큰 정사각행렬이다. 하지만 아래 표현에서는 $x_{n-2}$부터 $x_{n+2}$까지의 성분만을 표시했다. 이정도 표현만으로도 행렬전체 구조를 파악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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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행렬계산이지만, 계산 중에 $x_n-x_{n-1}=\epsilon$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사용된단 점을 강조한다.[^]
안녕하세요.
좋은 영상들 잘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양자역학에는 허수로 나타내는 수학구조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밑에 링크)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quantum-physics-falls-apart-without-imaginary-numbers/
저의 무지함으로는 “복소수의 위상은 ‘추가로 붙일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 상태의 선형 결합·측정·합성 규칙 자체에 내장된 구조이기 때문에, 실수 변수 하나를 더한다고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을 잘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혹시 강의를 만드실때 이런주제를 한번 다루어 주시기를 부탁드리는 마음으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승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