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 EGO’S 90

EGO 90’s EGO 90’s PART 2

베이빌론의<EGO 90’S>는 근래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든 노래가 다 좋은 앨범’이었다. 아마 유튜브뮤직 라디오 기능이 돌아가다 휘성과 베이빌론이 함께 부른 노래 깜짝 놀랐고 그 길로 앨범을 정주행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무려 1년전에 나온 이 좋은앨범을 왜 지금 알게됬는지 의아할 뿐이었다.

<EGO 90’S>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90년대’라는 타이틀에 맞게 그 당시의 감성을 완벽히 살려내면서도, 그 속엔 ‘재탕’이 아닌 ‘재해석’와 ‘재창조’가 가득했다. 18곡을 한 앨범에 담았다는 것 또한 90년대 스타일 그대로 였는데, 그 또한 그저 컨셉이 아니었고 노래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는게 느껴졌다. 그런 앨범이 시리즈로 하나 더 나왔다는것 또한 어이가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하지만 나뿐 아니라 모든이가 가장 놀랐을 대목은 이 두장의 앨범에 샘킴/엄정화/앤/하림/이현도/도끼/임정희/정연준/휘성/보니/이효리/개리/알리/케이윌/정인/존박/범키 등의 엄청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부분 일것이다.

앨범을 돌려 들으며, 나는 베이빌론의 음악적 역량 뿐 아니라 그의 진정성에도 크게 감명 받았다. 나는 20곡에 달하는 노래를 이렇게 잘 뽑아낸것과 그 모든 아티스트들을 섭외했다는 것이 – 설마 이걸 베이빌론 스스로 했을 리는 없고, 이 전체를 기획하고 진행한 누군가가 있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던것 같다. 김범수 유튜브 채널에 게스토로 초대된 베이빌론은, 일면식도 없는 하림에게 DM으로 연락해서 함께 할것을 직접 제안했다는 비하인스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어서 ‘내가 죽어서도 회자 될 수 있는 ‘Masterpiece’를 남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베이빌론의 그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도전정신에 크게 감명받았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이끌고 나가 완성했다는점, 그리고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게 바위에 계란치기 식으로 솔직하고 당돌하게 연락해서 그 많은 콜라보들을 성사시켰다는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자극이 되었다.

가장 좋은 어떤 한곡을 고를 수 없을 만큼 다 좋은 앨범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남는 한 순간은 [비가와]라는 노래 중 엄정화의 첫소절을 들을 때 였다. 어렸을땐 TV/라디오/길거리 할 것없이 그녀의 노래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기에 엄정화의 목소리는 너무나 익숙했지만, 나는 그녀의 음색이나 가창력에 대해선 그다지 크게 감명받은적이 없었던것 같다. 하지만 [비가와]에서 엄정화의 그 음색과 그 느낌은 참으로 고혹적이었다.

음악 외적인 부분들은 너무나 아쉽게 느껴진다. 엄정화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너무 엉성하고 아마추어스럽게 느껴졌다. 홍보도 잘 되지 않았는지, 그 뮤직비디오는 업로드 1년이 다되가는데도 조회수가 5천뷰정도에 그쳤고, 그건 앨범과 관련한 다른 영상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느낀다. 베이빌론의 바램처럼, 이 앨범은 오랜시간 회자 될 것 같다.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