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의 입장변화?

최근 <지구는 어두워지고 있다>를 공개한 후, 댓글창엔 항상 그래왔듯 최소한의 논리와 매너도 갖추지 못한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공격이 드문드문 가해졌다. 헌데  이전 영상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 추가된 레퍼토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빌게이츠의 스탠스가 변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관련소식을 뉴스제목을 통해 스치듯 본적이 있지만, 당시엔 영상제작이 한창이었어서 상세히 들여다 보진 못했다.

확인해보니 전말은 이렇다 : 부정론자들이 기대고 있는 유일한 근거는 트럼프의 트윗인데,

저(우리!)는 기후 변화 사기극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빌 게이츠가 마침내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용기가 필요했고, 우리는 모두 그에게 감사드립니다. MAGA!!!


아니나 다를까, 직접 확인해보니 빌게이츠는 트럼프를 비롯한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에게 부응할만한 주장을 한적이 없다.

빌게이츠는 25년 11월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 기후회의 COP30 를 앞두고 개인 홈페이지에 [Three tough truths about climate]라는 글을 썻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서 아직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대략 요지만 훑어봐도 ‘빌게이츠는 여지껏 자신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며 기후변화는 사기극이다‘는 주장은 허탈해서 웃을 수도 없을 정도의 노골적 왜곡이었다.

나는 이번 기후영상을 만들며, 최근 급격한 지구온도 상승과 관련한 우울한 뉴스들을 많이 접해야 했다. 헌데 다른 한편으론 대단히 희망적인 뉴스도 있었다.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아마도 정점을 찍은것 같다는 뉴스들이 연이어 나왔던 것이다 :

내가 지난 영상에서 ‘세기말에 대기 중 CO2 농도가 800ppm이 넘는 시나리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은, 그저 나 스스로의 막연한 예상이 아니라 그러한 추이에 기반하고 있었다. 헌데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중국의 소식은 어쩌면 지금 흔히 여겨지는 것보다 훨씬 더 희소식일 수 있다. 중국은 2014년경에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이후 10년동안 이산화황 배출을 70%나 저감시켰다. 만약 이산화황에 대한 그런 경향이 이산화탄소에서도 재현된다면, 어쩌면 전세계 탄소배출량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줄 수도 있다. 최근 빌게이츠가 쓴 글은 그런 현실에 기반해 있다.

그는 글을 시작하자마자 기후변화에 대한 종말론적 시각을 비판한다. 부정론자들은 그런 태도에 모종의 동지애를 느꼈을지 모르겠으나, 빌게이츠의 태도는 예전부터 그랬다. 그는 예전부터 원자력의 열렬한 옹호자였고, 기후 종말론자였던 적도 없다.

하지만 부정론자들이 찰나동안 느꼈을 기대와는 다르게, 그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하며 글을 이어간다. 동시에 그는 여지껏 인류가 이뤄낸 성과 또한 결코 적지않으며, 그 전환의 흐름은 멈추어선 안된다고 말한다.

다만, 그는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기후문제를 대할때 단순히 배출량이나 온도에만 집착 할것이 아니라, 이제는 ‘인류전체의 복지’에 대해 생각해야 함을 주장하고있다. 이 글에서 ‘기후변화는 사기‘임을 시인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행여나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까봐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거듭거듭 강조하고있다.

‘cherry picking1’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행위를 짧고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이다. 그들중 절대 다수는 이번에 빌게이츠가 무슨말을 했고, 또 과거엔 무슨 말을 해왔었는지 – 그런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단지 그들이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지도자가 ‘그렇다’고 하니 그저 그런줄 알 뿐이다. 그들은 진실이 아니라 진영논리위에 서있다.

  1. 예를들어 : Global warming hiatus / Climate change deniers cherry picking time perio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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