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플리 @25 Nov

지난 7월인가? — 그 당시는 몇달동안 몸이 너무 안좋아서 영상제작을 못했었고, 이제 막 제대로 시작해보려는 영상제작은 앞으로 몇달이 걸릴지 기약이 없었다. 특히나 매달 일정금액을 후원해주시는 멤버분들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말씀드려야겠다 싶었는데, 뭔가 죄송한 마음에 즐겨듣는 노래들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런 DJ 같은 일을 좋아한다. 작년엔 <from the start>란 노래로 기타 커버영상을 올렸었는데, 그냥 하기엔 심심했기에 이소라의 <청혼>을 섞었더랬다. 나는 그렇게, 비슷한 무언가를 절묘하게 섞는걸 좋아한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일 또한 그와 비슷한 일이다.

꿀벌과 나비가 없다면 꽃은 슬플거다. 비록 짧은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렇게 만든 플레이리스트도 들어주는 누군가가 없었다면 슬펏을거다. 하지만 – 특히나 한 멤버분께서는 너무 좋아해 주셨고, 후속 플레이리스트까지 요청해 주셨다. 위 플리는 그렇게 나온 결과다.

곡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아마 꽤나 길것같다. ..당장 떠오르는 몇가지만 이야기 해보자면 : 우선, 첫번째 트랙 <Believe In You>는 내가 중학생때부터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다. 개인적으로 박효신 앨범 중 가장 많이 들었고 또 가장 좋아하는건 4집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세련된 노래’로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이 노래 일것 같다1.

<Taste>는 그냥 랜덤으로 나오는 노래를 듣던중 우연히 알게되었는데, 최근 3개월 정도를 기준으로 하면 아마 가장 많이 들은곡 Top3 안에 들것같다. 플리에 들어가있는건 라이브 버전인데, 나는 원래 버전보다 라이브가 훨씬 좋았다. 처음에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다가 노래 시작하면서 나오는 그 깊고 진한 목소리, 또 Britney Spears의 <Toxic>에 대한 기막힌 재해석, 그리고 Coco Jones의 그 단단한 톤 위에서 나오는 유려한 에드립 ······ 그 모든게 너무나 환상적으로 느껴졌다.

마지막 트랙 <무표정>은, 이건 정말 – 이번 플리를 요청해주신 Elpie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플리를 만들때 곡과 곡간의 전환 그리고 전반적인 구성을 중요시 여기는데, 나는 <무표정>이란 노래가 이전에 즐겨들었으나 지금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져있단걸 몰랐었다. 그리고 플리를 구성하며 기억과 기록을 더듬는 과정에서 이 노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히트곡은 아니지만 있는듯 없는듯 지나간 자이언티의 노래들을 참 좋아한다. 나는 <마담>을, 폭스바겐 광고음악이었던 <Nu Day>을, 그리고 <무표정>을 참 좋아했고 또 즐겨들었다. 하지만 나는 오랜시간 속에서 그들을 잊고있었고, 이번 플리를 만들면서 재발견하게 되었다.

  1. ‘세련’이란 키워드로 보자면 마지막 곡 <Christ mas Serendipity>도 막상막하지만, 이건 왠지 ‘크리스마스 한정’ 같은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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